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2007. 12. 24 잘 모르는 사랑을 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설핏 아는 척 할 수 있는 사랑을 하는 일 또한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모든 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게 빛날 것인가 거리에 캐롤이 넘쳐나고 꼬마 전구가 수 없이 빛나지만 대부분 우리의 기쁨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2.24
바다로 갈 것이다 바다로 갈 것이다 2007. 12. 21 초저녁 시린 땅그림자처럼 한 해거름 길게 끌리며 지나간다 보지 않아도 특별히 아쉬울 것 없는 사람들 분주한 눈맞춤을 위해 거리를 떠다니고 무엇인가를 서둘러야 할 것 같아 서랍을 뒤적이고 괜한 전화를 건다 우루루 몰려 다니던 시간들 늘어진 사이로 멸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2.21
12월에게 12월에게 2007. 12. 17 선생님 올해는 유독 떠나 보내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늘 마시는 술인데도 다음 날 쉬 깨지가 않고 주변도 온통 을씨년스런 수근거림으로 소란합니다 이런 연말엔 선생님 계신 안면도 조용한 바다에서 쉬고 싶지만 소원한 제 소식에 앞서 타르볼이 먼저 닿았다고 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2.17
책 한 권 추천님께 책 한 권 추천님께 2007. 11. 29 수신 : 책 한 권 추천님 제목 : 감사 또는 사례 님의 건승하심을 기원합니다. 제목의 건, 부실한 본인의 블로그에 보내 주시는 변함없는 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. 더불어 쉼 없이 추천해 주시는 "이젠 영어의 의문이 풀렸다" 제호의 도서에 대해 아직도 구매를 필하지 못한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29
옛날 이야기 옛날 이야기 2007. 11. 26 오랜 친구들끼리 옛 추억을 이야기 한다 말이 옛날이지 기실 한 이십여년전 이야기들 우리가 만난 건 십수년 따로따로 살아 온 지난 날을 한 자리에서 주정하듯 이야기 한다 서울 친구들의 종로 명동 마이하우스 쎄시봉 영그라운드 나팔바지 견장 달린 남방 막걸리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26
을왕리 을왕리 2007. 11. 23 첫눈이 보내 온 기별에 겨울을 마중하러 서쪽 바다로 갔습니다. 우리 나선 소식에 겨울은 비를 보내고 서쪽 하늘속 웅크리고 기다리더군요. 서해를 황해라고 했던가요. 변절한 섬 을왕리엔 바다가 누렇게 끓고 있었습니다. 고삐 잡힌 놀란 소처럼 일렁일렁 날뛰는 바다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26
첫눈 오던 날 첫 눈 오던 날 2010. 10. 31 손바닥만한 접시에 죽은 바다와 소주를 주문해 놓고 첫 눈을 기다렸습니다. 비수 같은 학꽁치 연변 아지매 무딘 칼질에 손가락처럼 토막 나 누웠고 친구는 독한 소주를 찾았습니다 바다의 주검으로 바다를 마셔 오래된 가난이 취해가도 기다리던 첫 눈은 쉬 오지 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21
開心寺 開心寺 2007. 11. 17 서산 휘돌아 민둥산 빈 가슴속으로 들어가면 마음 닫은 개심사 있다. 세월 거슬러 솟은 소나무 틈으로 돌이끼 계단 오르다 보면 문득 내려다 보는 천년의 기억 마음 가는 대로 쪼그려 앉은 허리 굽은 할머니 그 아이 같은 웃음이 있어 개심사인가 보이지 않는 물소리 따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17
랩속의 너 랩 속의 너 2007. 11. 12 왼, 손으로 오른 손을 느끼는 너, 를 알고 싶다. 너, 를 사랑하는 이, 네 왼 손과 오른 손, 그, 소통. 무슨, 얘긴들, 모 를까 싶지만 멀, 리 떨어지는 박, 수 작렬의 뒤 피, 흘 리는 손, 바. 닥 갈라져 제각 각 웃으면 한, 몸, 이어도 서, 로 비겁한 왼 손의 결핍 을 네가 아느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12
쓰레기 쓰레기 2007. 11. 6 생각이 늘 그 자리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. 지나간 생각을 뒤적여 보면 생각은 처절하게 초라하다. 생각은 어쩌면 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. 늙은 여자의 두꺼운 화장처럼 생각은 사실 위에 덧 칠해져있다. 그러니까 지금 무슨 생각을 한다고 해도 그것.. 詩舍廊/~2021습작 2007.11.06